코로나19로 피해 입은 세계 각국의 배상청구액 100조 달러 넘을듯

요즘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많이 거론되는 단어가 있다. 의화단(義和團)이다.

지난해 말 코로나19가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후 지금 중국이 처한 처지가 120년 전 의화단사건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당시 청 말기였던 중국은 의화단이라는 민간 무력단체가 외세 배격을 내걸고 베이징 일대에서 봉기했고 서태후가 의화단을 지지해 구미열강에 선전포고를 해서 국가간 전쟁이 됐다. 미국, 일본, 유럽 등 8개국 연합군은 베이징 공사관원과 거류민 보호를 명분으로 병력을 투입해 승리했다.

의화단사건은 120년 전인 경자년에 발생한 사건이다. 그런데 다시 경자년인 올해에 120년 전과 유사한 양상으로 사태가 전개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중국에 거액의 배상청구를 잇달아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국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후 가장 심각한 고립위기에 몰리고 있다. 4월말 현재 미 미주리주 사법장관이 제기한 소송 등 미국에서 7건의 소송이 제기됐다. 또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인도,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에서 소송이 제기됐다.

미국과 일본 등 서방선진국들은 중국에서 자국 기업도 철수시킬 방침이어서 중국을 더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51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모든 관계를 단절할 수 있다는 발언까지 했다. 향후 세계 각국의 청구액 총액은 100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국 7년분 GDP(국내총생산)에 해당한다.

이런 제소가 실효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법 주요 원칙인 주권면제 원칙 때문이다. 이 원칙은 정부의 행위가 외국의 재판권에 복속하는 것을 배제하는 것을 말한다. 국제중재법정에 가져가도 중국이 응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문제는 이런 일련의 움직임이 중국 흔들기와 직결된다는 것이다. 한 주먹이 여러 주먹을 당할 순 없는 법이다. 하물며 중국이 미국과 같은 세계 1위도 아니고 임금 따먹기 저부가가치산업 위주로 경제규모만 세계 2위인 상황이어서 취약한 대목이 많다는 점이다.

120년 전인 1900년 당시 중국은 의화단사건으로 8개국 연합군에 의한 개입으로 거액의 배상을 하는 굴욕의 역사를 겪었다. 지금의 중국이 그때처럼 무기력하게 당하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격으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은 그것을 웃도는 80개국 연합군에 필적한다는 소리조차 나오고 있다.

지난 48일 우한에 대한 도시봉쇄가 해제됐을 때도 이런 불안감이 반영된 탓인지 중국공산당의 승리 선언은 없었다. 오히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중국에 대한 대외환경 악화에 대비한 새로운 지구전을 선언했다.

/ 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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